거리의 청소부 , 삶을 되돌아 보다.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가울 때, 나는 조용히 빗자루를 들고 LH매입임대주택의 계단을 오른다. 이곳은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모여 살아가는 작은 세상이다. 좁은 복도마다, 닳은 계단마다, 수많은 삶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각자의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는 희망을, 누군가는 체념을, 또 누군가는 작은 기쁨을 안고.계단을 쓸다 보면, 이곳에 사는 이들의 삶이 먼지처럼 손끝에 스민다. 누군가는 어제의 눈물을, 누군가는 오늘의 한숨을 남긴 채 지나간다. 나는 그 흔적들을 조용히 닦아내며, 이들의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벽에 붙은 낡은 쪽지,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라디오 소리, 아이의 웃음과 노인의 기침 소리까지—모든 것이 이 집의 역사다.하지만 이곳은 따뜻함만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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